Hite Dry Finish

2010/09/01 16:59

하이트에서 새롭게 '드라이 피니시'라는 맥주를 선보였습니다. 10년도 훨씬 더 된 예전에 'OB 수퍼 드라이'나 '크라운 드라이 마일드'와 같이 '드라이'를 내세운 맥주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만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치고 말았죠. 정말 꽤 오래간만에 '드라이'를 내세운 맥주가 등장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맥주는 '드라이 피니시'란 말처럼 잡미와 잔미를 없앴다면서 자신있게 피니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라벨이 꽤 멋집니다. 우리나라 맥주 같은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로고와 디자인이 과감한 스타일이죠. 나름대로 무척 공을 들인 느낌이 팍팍 풍겨나옵니다. 조성을 보면 맥아, 전분, 홉을 썼습니다. 완전히 보리로만 만든 건 아닙니다만, 아사히의 프리미엄 맥주인 주쿠센도 전분은 들어가니까 뭐. 일본 맥주도 프리미엄급이 아닌 경우에는 쌀이나 옥수수, 전분이 들어가는 편이고 미국이나 유럽 라거도 보리가 아닌 잡곡이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꼭 보리로만 만들어야 좋은 맥주가 나오는 법은 없습니다. 물론 저는 보리로만 만들어서 몰토향이 강한 맥주를 좋아하긴 하지만요.

향은 구수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보리라기보다는 누룽지에 가깝네요. 약간 산뜻한 과일향도 약하게 나옵니다. 향은 농도는 별로 없지만 나쁜 캐릭터는 아닙니다. 맛은 예상대로 진하지는 않습니다. 입으로 들어갈 때 몰트가 확 느껴지거나 농도나 중량감이 느껴지는 그런 맛은 아닙니다. 묵직한 느낌보다는 드라이한 맛을 강조한 맥주이니 컨셉으로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조명이 구리구리해서 그렇지 색깔은 그리 진한 편은 아닙니다. 아무튼 관건은 이 맥주가 내세우는 피니시겠죠. 그런데 이 맥주의 문제도 역시 이 피니시에 있습니다. 확실히, 피니시는 드라이합니다. 하지만 클리어하지 않습니다. 피니시 뒤에 남는 여운이 조금 구린 듯한 맛이 납니다. 마치 금속에 혀를 갖다 댄 느낌이랄까요. 찝찔한 듯한 여운이 남는데 와인에서 느껴지는 미네랄감과는 좀 다른, 썩 개운하지는 않는 여운입니다. 피니시가 드라이하지 않고 몰트감이나 홉감이 많이 남으면 이런 구린 느낌이 상쇄가 될 텐데 그럴 만한 요소가 없으니 더 부각되는 듯합니다.

'드라이'라는 컨셉으로 본다면 나름대로는 상당히 선전한 맥주긴 한데, 피니시에서 이어지는 여운까지 깔끔하게 떨어졌다면 참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몰트 향미와 중량감을 희생하고 만든 드라이한 느낌으로서는 목넘김 뒤 잡스러운 여운을 못 없앴다는 점에서 이 맥주의 "맥주, 피니시로 결정하라!"는 구호에 따라 결정을 내려 보면 아무래도 합격점을 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일본의 아사히 수퍼 드라이나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와 같은 히트작도 그렇게 쉽게 나온 건 아니니까요. 하이트 맥스에 이어서 그래도 한국 맥주 가운데서는 가장 마실 만한 맥주를 내놓고 있는 하이트에게 계속 노력해 보시라고 응원을 보내고 싶네요.
  • made from: Hite Beer, Korea
  • made by: malt, starch, hop
  • alchol: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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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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