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서 스마트폰 선택 폭이 많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에서 삼성 옴니아를 대대적으로 밀었고, 소니 에릭슨의 엑스페리아도 자판 문제로 망신을 당하긴 했지만 시장에 풀렸습니다. KT 쪽에서는 아이폰이 들어오네 마네 하다가 소강상태입니다. LG에서도 보급형 스마트폰인 인사이트를 내놨고 대만 HTC에서도 터치 플로우를 출시했습니다. 그밖에도 여러 국내외 업체들의 스마트폰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팩 PDA에 CDMA 모듈을 끼운 우람한 모델부터 시작해서 7-8년 가까이 스마트폰을 써 온 저로서는 요즘 들어서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진 시장 상황을 보고 예전과 비교한다면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한국의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혀 형편 없는 상황이지요. 세계 휴대폰 시장의 5.1%가 스마트폰이고 미국에서는 20%가 넘어가지만 우리나라는 뭐, 달랑 0.4%입니다. 사실 일반 휴대폰만 써 오던 사람들로서는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가 좀 낯설기도 합니다. 그래서 쉽게 정이 안 가는 면도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이 특별히 똑똑해서 스마트폰을 쓰는 것도 아니겠죠? 그래서 이 문제를 다룬 기사가 며칠 전에 나왔습니다.
관련 기사 : 잘나가는 스마트폰, 국내서만 찬밥신세…왜?
그런데 이 기사를 보니까 좀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야말로 업계의 억지와 변명을 그대로 받아 쓰기에 불과한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찬밥인 이유로 두 가지 근거를 들고 있는 데하나는 일반 휴대폰도 기능이 워낙에 좋아서 스마트폰이 굳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고, 우리나라는 인터넷 환경이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관련 기능을 쓸 매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말이 안 되는 소립니다. 물론 환경 차이가 있겠지만 삼성과 LG가 시장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나 다른 외국에서는 일반 휴대폰이 형편없어서 스마트폰을 쓰는 걸까요? 그리고 인터넷 환경 역시도 미국은 몰라도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나라들이 우리나라처럼 스마트폰 시장이 0.4% 밖에 안 되지는 않습니다. 진짜 이유는 사실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위의 기사가 잘 받아 쓴 이동통신사나 단말기 제조회사들은 감추고 싶어 하는 그런 이유죠.
한국에서 스마트폰이 장사가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동통신사들의 '스마트폰 죽이기' 정책 때문입니다. 밀어 줘도 모자랄 판에 지금까지 스마트폰 죽이기 정책을 써 왔으니, 당연히 잘 팔릴 리가 없습니다. 특히 이동통신 3사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SK텔레콤이 지금까지 스마트폰 죽이기의 선봉에 서 왔으니,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 이상한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죽이기 정책을 써 왔던 걸까요? 이것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컨텐츠 장사' 때문입니다. 휴대폰 제조회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는 일반 휴대폰은 벨소리나 음악, 게임과 같은 컨텐츠를 받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가 정해 놓은 방법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는 데이터 이용료와 정보 이용료를 받고 막대한 수입을 올립니다. 벨소리나 음악 다운 받는데 데이터 요금만 해도 심하게는 한 곡에 몇 만 원씩 나온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주 짭짤한 수입이지요. 하지만 주로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가 적용되는 스마트폰은 다양한 우회 경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벨소리와 같은 경우에도 데스크탑에서 MP3 파일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낸 다음 USB나 블루투스를 통해서 파일 형태로 스마트폰에 업로드하고 이 MP3 파일을 벨소리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통신료나 정보 이용료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에게는 큰 이익이지만 이동통신사들에게는 컨텐츠 장사를 하기 어려우니 손해가 되는 셈입니다. 일반 휴대폰은 컨텐츠를 내려받는 통로를 독점하고 '이용료'를 받아 먹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근본적으로 통로를 독점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에 늘 적대적이었고 그동안 스마트폰 죽이기 정책을 써 왔던 것입니다(그렇다고 KTF나 LG텔레콤도 스마트폰 살리기 정책을 폈던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SK텔레콤이 그 선봉에 섰던 것일까요? KTF의 경우에는 (이제는 두 회사가 합병됐지만) 형제 회사 KT에서 Wi-Fi 형식의 무선 인터넷인 네스팟, 최근에는 와이브로 무선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네스팟이나 와이브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휴대폰에 이 기능들을 탑재해서 휴대폰으로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핑에는 아무래도 스마트폰이 편리하기 때문에 KTF에서는 네스팟 스윙폰이나 와이브로 폰 같은 것들을 꾸준히 출시했습니다(정확히 말하면 폰은 KT에서 판매하고 CDMA 망을 KTF에서 제공하는 형식이었지요). LG텔레콤은 최근 들어서 시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OZ와 같은 저렴한 무선 인터넷을 띄워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나마 최근에는 일반 휴대폰과 함께 스마트폰에도 어느 정도는 관심을 두어 왔습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Wi-Fi 서비스인 WINS나 와이브로 모두 그야말로 서비스를 하는둥마는둥 하면서 외면해 왔습니다. 아무래도 바가지 요금으로 돈을 갈퀴로 긁는 CDMA에 비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니, WINS는 접었고(아마 이런 서비스를 한 줄도 모르는 분들이 태반일 겁니다) 와이브로도 서비스를 하긴 하지만 KT에 비하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지요. 오히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컨텐츠 장사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 스마트폰 죽이기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해 왔던 것입니다.
자, 그럼 그동안 이동통신사(특히 SK텔레콤)들이 스마트폰을 어떤 식으로 죽여 왔는지 알아볼까요? 주요한 방법은 두 가지, 스펙 다운과 요금제 횡포입니다.
스펙 다운
스마트폰의 모델 갯수는 일반 휴대폰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이 적습니다. 하지만 단지 모델 선택 폭이 극도로 좁은 것 말고도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SK텔레콤이 써 왔던 정말 치사한 방법이 그나마 나오는 모델에 대해서 일부 기능을 빼버리는 겁니다. 제가 예전에 쓰던 스마트폰이 SCH-M420입니다. 그런데 같은 모델이 KT는 SCH-M4300입니다(같은 모델에 대해서 KT/KTF용은 SK텔레콤용 모델 번호 뒤에 0자 하나를 더 붙여서 구분합니다). 왜 같은 모델인데, SK 쪽은 M420이고 KT/KTF는 M4300으로 모델 번호가 다를까요? 이유는 Wi-Fi 지원 여부입니다. M420은 Wi-Fi 기능이 빠져 있고, M4300은 들어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원래 삼성에서는 Wi-Fi를 지원하도록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KT/KTF 쪽에서는 네스팟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네스팟 스윙폰으로 이 기능을 그대로 유지한 M4300을 내놓았지만 SK텔레콤에서는 CDMA망 데이터 통신료 장사를 위해서 Wi-Fi 기능을 빼버린 거죠. 아마 이렇게 얘기하시면 '반대로 원래 삼성에서는 Wi-Fi 기능이 없는 모델을 개발했는데 KT에서 요청해서 Wi-Fi 기능이 들어간 모델을 따로 만든 것 아니냐'고 하실 분들이 있을 텐데, 사실 M420이 나온 시기에 SK텔레콤에서는 Wi-Fi 기능이 들어간 M430을 일부 법인용으로만 팔았습니다. 그러니 이들이 얼마나 양심을 엿바꿔 먹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SK텔레콤에서는 같은 모델에 대해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기능을 빼버리는 치사한 짓거리를 해 왔습니다.
이렇게 기능을 빼버리니,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SK텔레콤 서비스를 쓰는 사람들은 다른 통신사 모델과 비교했을 때 기능이 빠져 있는 반쪽짜리 모델을 쓰기가 뭣한 셈이 됩니다. 그래서 다른 통신사로 옮기던가, 스마트폰을 포기하던가, 아니면 그냥 반쪽짜리 모델을 쓰던가 하는 식이 된 것이지요. 최근 들어서는 SK텔레콤의 스마트폰에도 Wi-Fi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SK텔레콤이 스마트폰을 죽이는 데에 이런 스펙 다운은 상당히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무성의한 서비스
하드웨에서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서도 스펙 다운과 무성의한 서비스가 이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예전에는 네이트온이 PDA 버전이 있었지만 개발을 중단해 버렸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만 중단한 게 아니라 아예 네이트온에 로그인도 안 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최근에는 개인 개발자가 MateOn이란 네이트온 호환 소프트웨어를 공개 프로그램으로 내놓아서 때문에 스마트폰에서도 네이트온 접속을 할 수 있지만 어쨌거나 SK 쪽에서는 네이트온 지원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용 NATE는 그야말로 허접의 극치를 달립니다. 스마트폰에 깔리는 NATE 브라우저는 메모리는 어마어마하게 잡아먹지만 쓸 수 있는 서비스는 정말 하나도 없다고 봐도 될 정도였지요. 그러니 거의 대부분 사용자들은 용량만 잔뜩 차지하는 애물단지 NATE 브라우저를 지워버렸습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에서도 이 방식을 포기하고 모바일 IE 기반 서비스인 MySmart를 제공하긴 하는데 뭐, 역시 별로 쓸모는 없습니다. M480을 쓰시는 분들은 느리고 허접한, 마치 초보개발자가 대충 만든 듯 무성의하게 만들어져서 걸핏하면 아예 시스템을 얼려버리는 문자메시지 프로그램에 아주 짜증나실 겁니다. 그래서 개인 개발자들이 이를 대체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까지 했습니다(저도 대체 프로그램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스마트폰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끌기란 좀처럼 힘든 것이지요.
앞에서 얘기한 스마트폰 관련 기사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는 "얼리어댑터나 과시욕의 소유자들, 일부 기업들이 스마트폰 주요 고객일 뿐, 일반인들은 가격을 빼고는 만족도나 활용도 면에서 일반 휴대폰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똑똑한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구분지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더 불편하다는 불평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OS가 탑재돼 있어 크기만했지 오히려 일반 휴대폰보다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굳이 복잡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머리를 학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는 '적반하장'이자 '누워서 침뱉기'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보다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는 반대로 말하면 이동통신사나 단말기 제조사들이 그동안 쓰기 편한 인터페이스나 프로그램 개발에 손 놓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여기에서도 이동통신사들의 치사한 행태가 드러납니다. 외국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스마트폰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활용하면 편리한 기능도 많고 스마트폰의 기능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 중에서 우리나라 스마트폰에서는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프로그램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통신 기능과 관련된 것들이 그렇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의 휴대폰 기능, 특히 SMS/MMS 관련 기능들 중에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방식과는 다른, 심하게 말하면 '변태적인' 방식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SMS/MMS 프로그램들은 한국 환경과 호환성을 갖도록 따로 개발한 극소수 경우를 빼고는 거의 무용지물입니다. 그런데 외국 회사들이 우리나라 시장이 얼마나 된다고 한국 방식만을 따로 개발할까요? 이동통신사들도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방식과 자신들의 방식이 호환성을 갖도록 하는 데에는(방식 자체를 바꾸지 않더라도 호환성을 제공하는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도 있죠)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통신 관련 기능에 대해서는 그냥 원래 깔려 있던 기본 프로그램만 써야 합니다. 또 이런 통신사 제공 프로그램들은 성의없이 만들어져서 버그 투성이에 느린 속도, 형편 없는 기능으로 사람들 성질만 나게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좋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작으니까 프로그램 개발에 돈 투자하기 싫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다른 개발사나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문이라도 열어줘야 합니다. 사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보다 진짜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서드파티 개발을 통해서 기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가 일반 휴대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넓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통신 기능에 관련된 API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가 제대로 공개되어 있지 않아서 뜻있는 개발자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어도 거의 참고할 만한 게 없습니다. 그래서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프로그램을 해킹하든가 해서 방법을 찾아내든가, 아니면 개발을 포기해야 하는 게 우리나라 실정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프로그램을 개발해 봐야 한국의 변태적인 기술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외국에 팔기도 어렵고, 우리나라 시장은 너무나 적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안 맞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통신 관련 프로그램 개발은 개인 개발자들이 거의 봉사하는 차원으로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외국에서는 별 문제 없이 쓸 수 있는 기능들을 우리나라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이익을 위해서 막아 놓은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는 휴대폰 벨소리도 통신사에서 만든 호환성 없는 형식만을 쓸 수 있게 막아서 MP3나 WMA 파일 같은 걸 그냥은 벨소리로 쓸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벨소리 장사하려는 속셈이지요. 그래서 MP3를 벨소리로 쓰려면 이를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쓰든가 약간 해킹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막아 놔도 이를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쓰거나 시스템을 약간 해킹함으로써 풀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차피 스마트폰을 잘 쓰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서 다 풀어서 쓰니 통신사들은 헛짓만 한 꼴이고, 이런 방법을 잘 모르는 보통 사용자들은 이것저것 기능이 막힌 반쪽짜리 스마트폰을 쓰니 불편하기만 하고 어려우니까 스마트폰을 꺼리게 됩니다.
스마트폰을 쓰기 어렵고 불편하게 만든 원흉은 자신들이 공급하는 스마트폰에 허접한 기본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서드파티 개발마저도 막아온 이동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들입니다. 자기들이 개발하기 싫으면 남이라도 개발할 수 있게 해 줘야지, 남도 개발 못하게 막는 건 뭐 하는 짓일까요?
요금제 횡포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을 죽이는 데 또 한 가지 강력한 무기로 삼았던 게 요금제 횡포입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에서 많이 쓰는 기능 중에 하나가 웹 서핑입니다. 요즘은 일반 휴대폰도 화면이 크고 풀 브라우징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에서는 그 전부터 모바일 IE나 오페라와 같은 웹 브라우저도 있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게 모바일 환경 웹 서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러자면 무선 망으로 상당한 데이터 전송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강점인 모바일 웹 서핑을 제대로 쓰자면 저렴한 데이터 통신 요금제가 필요합니다. 특히나 데이터 통신료를 챙기기 위해서 스마트폰에서 Wi-Fi 기능을 빼 왔던 SK텔레콤은 더 그렇죠. 사실 SK텔레콤에서는 여러 가지 데이터 통신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제한 정액제나 아주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데이터 정액제 요금제도 여럿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정액제 요금들 중에 스마트폰을 가입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무제한 데이터 정액제 중에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요금제는 하나도 없고, 용량 제한이 있지만 저렴한 데이터 정액제 요금제들도 스마트폰은 가입 불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도 매달 1GB 전송량을 제공하는 NET1000 요금제를 쓰는데 요금이 23,500원입니다. KT 와이브로에서 프로모션 요금제이긴 하지만 30GB 전송량에 19,800원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죠.
이러다 보니 그나마 좀 쓸만한 요금제는 너무 비싸고, 값이 싼 요금제는 전송량이 너무 적어서 웹 서핑 몇 번 하면 한 달 제한을 넘어버리기 일쑤이니, 스마트폰의 강점인 모바일 웹 서핑이 무력화되어 버린 겁니다. 그러니 소비자들에게는 스마트폰의 매력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업계에서도 할 말은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과는 달리 NATE망 접속과 일반 인터넷 접속을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제한 정액제와 같은 것을 스마트폰에도 허용하면 스마트폰을 노트북에 연결해서 모뎀처럼 펑펑 쓴다는 거죠. 하지만 이런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1GB 전송량에 23,500원은 너무 심합니다. 사실 모바일 웹 서핑만 한다면 많은 사용자들에게 1GB는 너무 많은 전송량이라 월말에 상당량이 남습니다(그나마 남은 전송량은 이월도 안 됩니다). SK텔레콤에도 다른 이동통신사처럼 500MB 전송량에 12,000원쯤 하는 요금제가 있으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한결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서 500MB 요금제에 대한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도 SK텔레콤은 그야말로 '나몰라라'입니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이 외국에 비해서 형편없을 정도로 찬밥신세인 건 스마트폰 자체의 문제점과 한계도 있지만 독점을 통한 수익에만 열을 올린 이동통신회사들이 온갖 방법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훼방놨기 때문입니다. 기기는 버그투성이고 기본 제공 프로그램들은 허접하기 그지 없습니다. 통신사의 서비스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소외되어 왔습니다. 그래요 뭐, 스마트폰 사용자가 적으니 일반 휴대폰 사용자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고 칩시다. 그럼 서비스가 부실한 만큼 요금이라도 싸게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똑같은 기본료에 똑같은 요금 내면서도 푸대접 정도가 아니라 거의 버림받아 온 게 스마트폰 사용자들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계속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라서 3사 독점 체제인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도 이를 외면하기는 점점 어렵게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이동통신회사들의 썩은 마인드를 바로잡지 않는 한은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이 세계적인 조류와 따로 노는 상황은 계속 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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