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시작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작업, 바로 디버그와 업그레이드가 놓여 있습니다.디버그와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는 똥됩니다. 워낙에 환상적인 완성품이라서 더 이상 업그레이드할 게 없는 소프트웨어(도널드 누스의 TeX 엔진 같은 것)가 아니라면 최소한 디버그는 계속 해야 합니다.
블로그의 글은 어떨까요? 블로거들은 많게는 하루에 여러 개의 글을 써 올립니다. 그리고 블로거뉴스나 메타블로그와 같은 채널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글을 쓰다보면 때때로 나중에 가서야 '버그'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실 관계를 오해했거나, 말을 틀리게 쓴 것, 문장이 이상하거나 오탈자가 있는 경우들이 있겠죠. 물론 글을 올리고 바로 알게 되는 경우는 고치겠지만, 한 달쯤 전의 글이라면 어떨까요? 몇 달 전, 1년 전에 쓴 글에 들어 있는 내용 중에 나중에 가서 틀린 점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글쎄요, 아마 '에이, 그거 언제적 글인데 누가 그걸 봐'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은 검색 엔진과 같은 경로를 통해서도 꽤 철지난 글들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블로거뉴스로 유입된 리퍼러의 URL에 찍힌 글번호가 꽤 예전 것인 경우가 가끔 있더군요. 그래서, 오래 전에 쓴 글이라고 해서 그냥 방치하는 것은 유지보수의 관점에서 본다면 안이한 태도라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그 글이 올라온 때가 1년 전인지 1주일 전인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죠. 그 글에서 깨진 링크, 잘못된 내용이 있는 걸 보면 언제 올라온 글인지는 생각하지 않고 '에이, 이 사람 꽝이군' 하고 돌아서게 마련입니다.
제 경우에는 와인 관련 포스팅이 많은데 그러다 보면 가끔 외국어를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동안 죽 써오던 '샤도네이'란 표기를 '샤르도네'로 바꾸기 위해서 30개가 넘는 글을 검색해서 전부 고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제부터는 샤르도네로 써야겠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예전에 썼던 표기까지 전부 제대로 바꾸는 편이 '완성도'라는 면을 생각해 본다면 더 좋겠죠. 때로는 뭔가 더 모자라는데, 하고 생각나는 내용이 있어서 내용을 정리하거나 보충할 때도 있습니다. 예전 글이라고 해도 잘못된 내용이 있을 때 고치는 작업은 귀찮기도 하고, 글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번거로운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유지보수는 사람들에게도 좀 더 믿음을 주고, 나 역시도 글을 쓸 때 좀더 신중한 태도로, 적어도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확인해 보는 태도를 심어준다는 뜻에서는 장점이 더 많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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