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s
Tango Vivo!: Noches de Buenos Aires
Winter & Winter, 1998


  1. El Irresistible
  2. Silbando
  3. El Amanecer
  4. El Choclo
  5. Ventanita de Arrabal
  6. Anclao en Paris
  7. Chiquilin de Bachin
  8. Creo en la Gentle
  9. Tres Esquinas
  10. Comme Il Faut
  11. Derecho Viejo
  12. Recuerdos de Bohemia
  13. El Dia Que Me Quiras
  14. Naranjo en Flor
  15. El Choclo
  16. Toda Mi Vida
  17. El Viejo Vals
  18. Como Dos Extraños
  19. Silbando
요즘 라틴 댄스가 우리나라에서도 무척 유행입니다. 벨리댄스나 살사는 많은 분들이 배우고 계시죠. 그밖에도 라틴 댄스는 종류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멋지면서도 난이도가 높다고들 하는 춤이 바로 아르헨티나의 탱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탱고는 춤으로도 유명하지만 음악으로도 유명합니다. 탱고의 인기는 클래식에도 영향을 미쳐서 기돈 크레머, 요 요마를 비롯해서 쟁쟁한 클래식 뮤지션들이 탱고 음반을 냈죠. 재즈 쪽에서도 탱고는 꽤 인기 있는 음악이어서 아스토르 피아졸라에게 탱고를 배운 바 있는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는 솔로 활동을 통해서 여러 퓨전 스타일 탱고 음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사실 전 아직 탱고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알 디 메올라의 음악을 통해서 겉핥기 정도로 탱고를 알았을 뿐이고, 리처드 갈리아노나 요 요마의 음반 정도를 들었을 뿐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음악 대접을 받는 탱고들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탱고는 뭐랄까요? 환락가가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어느 까페에서 술과 담배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흘러나오는 반도네온과 피사모니카의 사운드, 그리고 애절한 보컬들... 그런 정취를 직접 아르헨티나로 가서 느끼는 어렵다면 이 앨범이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앨범은 스튜디오나 콘서트장이 아닌,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카페들을 돌면서 녹취형태로 녹음한 앨범입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아르헨티나 판이랄까요? 어제 제 학교이자 아지트인 와인 바에서 가는 연휴를 아쉬워하면서 재정에 무리를 감수하고 G.H. Mumm 샴페인 한 병을 땄습니다. 이미 거나하게 취한 와인 선생님하고 저하고, 둘이서 거품이 보글보글 오르는 샴페인 한 잔을 마시다가 문득 선생님이 판 한 장을 틀었지요. 아무도 없는 조용한, 새벽의 와인 바가 갑자기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퇴폐적인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녹취 형태로 녹음된 앨범이기 때문에 손님들의 웅성이는 소리, 박수와 환호, 기침 소리, 그밖에 모든 소리들이 전부 들어 있습니다. 오로지 음악만을 즐기겠다면 방해가 될 수도 있는 소리지만 그 현장감이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에 그냥 푸욱 젖어들기에는 너무나 좋은 앨범입니다. 이 앨범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참여한 게 아니죠. 그냥 무명 뮤지션들입니다. 굳이 그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탱고가 우리나라에서는 마치 '사모님, 제비 한 마리 키우시죠?' 분위기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만, 탱고의 감수성은 참으로 우울하면서도 애절하지요. 그 우울함이 극에 달했을 때 비장한 탱고의 사운드가 가슴 속으로 주욱 밀려들어옵니다.

제가 탱고, 아니 살사나 벨리댄스라도 좀 배웠다면 혼자서 샴페인 글래스를 들고 스텝이라고 밟았을 겁니다. 그러나, 몸치인 저로서는 아르헨티나 만큼이나 먼 나라 얘기지요. 굳이 어떤 트랙이 좋다 어떻다, 이런 말도 하기 싫은 음반입니다. 어느 때보다도 쓸쓸하고 적적한 토요일 밤이었지만, 탱고 음악과 거품이 끝없이 솟아오르는 샴페인. 그냥 이런 밤이 언제까지나 계속 됐으면, 싶은 밤이었습니다. 헛된 희망이죠 뭐. 놀고 먹는 재벌 3세 아닌 다음에야.

아, 선생님한테서 빌린 이 음반을 듣고 있으니 술이 막 땡깁니다. 그야말로 알콜중독과 가정파탄의 주범이 될 만한 음반입니다.오늘은 참을 겁니다. 어제 G.H. Mumm의 여파가 심각하므로...
Posted by MP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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