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영화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는 물론이고 건강보험 민영화, 물과 전력처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산업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그야말로 민영화가 되면 효율성과 경쟁력이 거저먹기로 생기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왕 민영화할 거, 좀 더 스케일 크게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참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조직이라 할 수 있지만 한 번도 민영화 대상이 되지 못했던, 군대를 민영화하면 어떻겠는가 하고 제안을 해 볼까 합니다.


군대를 민영화하면 좋은 점

군대를 민영화하면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이 있습니다. 군대를 민영화하면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 최대한 효율성 좋은 경영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인건비를 대폭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므로, 민영화가 이루어지면 군인에 대한 대량 정리 해고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정규직 군인들도 대폭 늘어날 것입니다. 지금처럼 계급 정년 말고는 거의 철밥통인 군인들도 대폭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알바 군인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 이런 광고도 보게 될 것입니다.


알바 군인 모집

근무지 : 철원 인근 비무장지대
근무시간 : 오전 9시-오후 9시(주간), 오후 9시-오전 9시(야간)
시급 : 3,500(주간) / 4,500(야간)

어쩌면 청소년들도 교복 대신에 군복을 입고 알바 전선에 뛰어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청소년 시절부터 군 생활을 체험하고 애국심을 기르는 또다른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또한 그동안 수십 년동안 나지도 않은 전쟁을 막는다고 아까운 국방비를 낭비해 온 군대가 이윤 창출을 위해서 더 많은 서비스에 나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 테면 재벌 회장님들을 위한 청소 서비스 같은 것도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으로 재벌 회장님 아들이 룸살롱에서 처맞고 올 때, 더 이상 조폭을 부르거나 할 필요가 없이 돈을 주고 군대의 청소 서비스를 부르면 감히 회장님 아들을 때린 종업원들을 죽사발로 만들어 놓던가, 아니면 그냥 총으로 갈겨서 몰살을 시키는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돈 안 되는 서비스는 과감하게 유료화하거나 폐지할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의 젊은이들이 땡전 한 푼 못 받고 피해 복구 현장에 동원되거나 헌혈을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표준 요금제를 통해서 이런 군대의 서비스들이 유료화될 것입니다.


(주)한국군대 표준 서비스 요금

피해 복구 : 군인 100명 단위 1일 250만 원 (1000명 이상 10% 할인)
헌혈 : 군인 1명 당 5만 원 (10명 이상 10% 할인)
회장님 청소 서비스 : 손 봐 주기 500만 원, 몰살 1억 원


관련 산업도 앞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군대를 빼려고 꼼수를 부리다가 재수 없게 걸려서 군대에 가는 있는 집 자식들, 대중들 눈이 무서워서 군대를 가는 연예인들이 더 이상 평민의 자녀들과 똑같은 군복을 입고 똑같은 밥을 먹는 치욕을 겪지 않아도 됩니다. 앞으로는 군대 자율화를 통해서 먹고 싶은 밥을 먹고 입고 싶은 군복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의류 산업계로서는 새로운 큰 시장이 열리는 셈입니다. 앙드레 김 군복, 버버리 군복, 아르마니 군복과 같은 다양한 군복을 선택해서 입을 수 있고 밥 역시도 최고급 한우와 유기농 채소로 꾸며진 럭셔리 짬밥을 주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기 산업 역시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예전에는 농담으로나 했던 "훈련소 들어가기 전에 총 사 가지고 가야 된다"는 말이 더 이상 농담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 개머리판이 루이뷔똥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가죽으로 장식된 VIP용 자동 소총이 돈 좀 있는 집 자식들에게는 상당한 인기를 누릴 것입니다. 페라가모 군화, 구찌 배낭을 비롯한 온갖 명품으로 치장한 럭셔리 군인들은 복무 기간 중에도 마음껏 돈 자랑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서 부자들이 더 많이 지갑을 열게 되어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때가 되면 (주)한국군대는 증권시장에도 상장될 것입니다. 나라에 위기가 점점 고조될 수록 (주)한국군대는 상종가를 칠 것이고 평화무드가 꽃필 때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하면서 군대가 투자의 대상으로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어쩌면 조만간에 뉴욕 증시에 상장될 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되면 외화 벌이에도 혁혁한 몫을 다 할 것입니다.


다만 아주 '쬐끔' 걱정되는 점

이런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군대 민영화로 아주 쬐끔, 걱정되는 부분도 없는 건 아닙니다. 혹시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에서 한국 군대를 M&A해서 중국군으로 합병시킬 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된다면 졸지에 한국 군대가 없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군대가 장사가 잘 안 되어서 부도가 나거나 파산할 경우 국방 공백도 있겠지만 경제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노사분규로 군인들이 파업을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전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 한국 군대가 어느 편을 위해서 싸울 지를 놓고 입찰 방식을 택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에 우리 정부가 적군보다 낮은 입찰가를 제시할 경우 한국 군대가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아주 '쬐끔' 걱정되는 점에도 불구하고, 군대는 2MB 정부가 그렇게도 철썩같이 믿고 있는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 이윤 추구라는 면에서 가장 적합한 민영화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가지 '사소한' 문제 따위는 잊어버리고, 이명박 정부는 시시껄렁한 건강보험이나 공기업 몇 개 민영화할 생각 하지 말고 스케일 크게 군대 민영화에 앞장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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